2015년.
구십년대 초 영화에선 하늘을 나르는 차가 등장하고,
불치의 병에 걸렸던 냉동인간들이 깨어나는 한편,
집집마다 남편보다 훨씬 말이 잘 통하는 인간형 로봇
한 대 쯤을 비치해 두는 장면들이 나왔는데요.
우린.
2015년. 2월 26일.
시청에서, 마이크 한 대와, 노트북, 빔프로젝터 정도를 가지고
사회적협동조합 총회를 했습니다.
어릴적 봤던 <2020원더키디>. 이제 딱 오년 남았습니다.
오후 7시.
다들 출출하실 때라,
간식을 준비했습니다.
옛날 느낌 나는 문양의 콩떡과 늦겨울 막차타고 온 귤.
그리고 김지영 선생님이 야심차게 준비 했던,
각종 차(Tea) 10종 세트.
협동조합 총회이니만큼 참석을 확인하는 사인도 빠뜨릴 수 없죠.
사회적기업지원센터의 이한주 센터장님께서 축사를 해 주셨습니다.
문득 기억에 남는 말이,
"이런데 나와서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해놓고, 짧게 해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젤 싫습니다." "자기는 길게 말 다 해 놓고, 나보곤 짧게 해 달라고 하니... 웃음^^ "
덕분에 이런저런 말씀 많이 하셨지만 잘 기억이...
이번 총회는 특이하게 조합원 교육 시간을 함께 가졌습니다.
협동조합의 중요한 요건이자 의무가 바로 '교육'이라고 하더라고요. 6원칙이었던가.. 7원칙이었던가.. 벌써 헷갈리지만, 여튼 우리 역시 그냥 대안학교가 아니고, 조합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지역의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다들 열심히 집중해서 듣는데,
이와중에 살짝 조는 것 같은 사람이 있네요.
다음으로 이정현 선생님의 '2014년도 사업보고'가 있었는데, 아무도 사진을 남겨 놓지 않은 불상사가...
'2015년 사업 계획 발표' 사진도 없네요.
다음 안건인 '감사보고서'는
유스바람개비 대표이신 김정삼 감사님께서 맡으셨습니다.
드디어 이번 총회의 핵심 안건인 신규 임원 선출.
이번 임원선출 진행을
상근활동가 조합원인 김지영 선생님께서 맡아 주셨는데요.
임시의장으로서 십분천하를 누렸던 선생님의 부름에 입후보자 모두는 회의장 앞으로 나와 겸허히 손을 모왔습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임원으로 선출된 금두환 조합원님은 유요한 청년 조합원의 추천으로 신임 이사장 후보에도 오르시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환래 전 이사장님의 얼굴에 긴장의 기색 역력했다는 사실 또한 빠뜨릴 수 없겠죠)
금두환 조합원님의 이사장 후보 사퇴로
이환래 전이사장님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단일후보로
조합원 승인을 얻었습니다.
끝으로 조합원 소개가 있었어요.
작년말부터 활동했던 이하경 인턴의 인사로 시작되었습니다.
각자 마음속으로 끙끙 앓은 후 마련한
특별한 멘트들로 신구조합원들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단체 사진.
꽃받침으로 아름다운 얼굴들을 철죽처럼 붉게 물들였습니다.
이제 3년차에 돌입한 '일하는학교'
아직은 우리 사회에 낯선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갖고 분투하고 있습니다.
소설로 치면 이제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중
'전개'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엇, 하필 비유를 하다보니 다음은 위기, 절정이 있네요 ㅡ/ㅡ;)
그런데 생각해보니 작가 혼자서 다 판을 짜는 소설이 아니라,
차라리 각각의 역할을 맡아 무대에 오른 연극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사실주의 연극이 득세를 할 때, 작가와 스텝과 배우 그리고 관객까지. 어느 하나 빠짐없이 치열한 현실을 담아 내여 사회를 향한 자성과 변화의 목소리를 내뱉던 그런 판이 또 다른 형태로 열린 것만 같습니다.
좀 과했나요...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우리는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함께, 함께,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3년차 총회를 접한
1년차 상근활동가 장정환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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