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멈춰섰구나. 다시 찾을길 없는 동굴 속으로 들어갔구나. 어떤 순간이 되어야 너는 다시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까.
긴 시간 너를 알아오면서, 네가 이렇게 한번 멈춰 설때마다, 심장이 멎는것 같기도하고 터질것 같기도 했다.
한번 멈춰서면, 이제 네가 두번 다시는 달리지 못할것만 같고, 주저앉아 평생 스스로를 다그치고 비난하며 살것만 같고, 나는 두고두고 그 모습을 보며 살아야 할것만 같아서. 무섭고. 아팠다.
멈춰선 네가 자책에 빠져드는 동안, 나도 그랬다.
뭐가 문제 였을까, 뭘 잘못한걸까 생각하고 생각했다.
더 단호하지 못했고, 더 신속하지 못했고, 더 세심하지 못했고, 더 뜨겁거나 적극적이지 못했던. 나 스스로에 대한 자책에 빠지게 된다.
너는 왜 세상속에 머물지 못할까
너는 유능하고 친절하고 온전한 청년인데,
무엇때문에 이렇게 수없이 멈추고 사라지기를 되풀이해야할까
너는 왜 내 이야기를 믿지 않을까
왜 사람들의 신뢰와 호의를 두려워할까
나는 너에 대해 뭘 알지 못하는걸까
이번만은 다를것이다 의심없이 기대했는데.
한발만, 한걸음만 더 내디디면 되었을텐데.
그러고나면 평안한 삶에 다다를 수 있을거라 믿었는데.
다시 또 기다려야 하다니.
그래야 하는거구나.
어쩔수가 없는 일이구나.
길잃은 내 욕심과 소망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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