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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일학 소식

저는 이 공간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저는 이 공간을 통해 성장했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 배움터'가 필요한 이유

( 청년이 된 학교밖청소년 이야기 #2 )

일하는학교 청년, 조석은

[ 1편 보기: https://www.workingschool.net/408 ]

 

<잘 살아남았습니다> (청년이 된 학교밖청소년 이야기 #1)

저는 잘 살아남았습니다. 또 다음을 향하겠습니다. 일하는학교 이아진 (성남 학교밖청소년배움터) - 스무살의 어느날, 집을 나서며 할머니에게 물었다. "만약 내가 30살까지 이 모습 그대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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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상진 성남시장님.

저는 일하는학교(이하 일학)에서 받은 것이 무척 많습니다. 그러니 성남시에서 학교밖청소년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을 줄인다는 말을 듣고 매우 상심이 컸습니다.

담당공무원분들도 개인적으로 원해서 하신 결정이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단지 위에서 내려온 공문에 따르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거겠죠. 우리 모두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것들을 쥐어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니 저의 남을 감동시킬 힘이 없는 글은 탄원서의 숫자를 1 늘리는 것 밖에 못하지만, 이것으로 지원이 다시 돌아올수 있기를 바라면서 쓰는 겁니다.

 

이 글은 개인적이고, 객관성이 떨어지고, 감동을 줄만한 글은 아닐겁니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그러니 감안해 주세요.

 

일학은 202310주년이 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아무리 보더라도 이득보다는 손해가 큽니다. 만약 관계부처의 지원이 없다면 사회적 협동조합은 모두 말라죽고 말 것입니다.

 

저는 2019, 꽃길 프로젝트 1기를 통해 일학과 연이 닿았습니다.

그 때의 저는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고, 때문에 꽃길 프로젝트를 끝까지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잠시나마 들었던 강사님들의 강의는 즐거웠고 저를 지키는 자양분이 되어줬습니다.

이렇게 연이 끊기나 싶었지만 일학 선생님들은 저를 잡아주셨습니다. 꽃길 프로젝트를 참여해 매달 받았던 20만원의 식비는 돈 걱정하지 않고 음식으로 사치를 부려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2000원짜리 김밥 대신 12000원 짜리 인도 커리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의 기억을 살려 저는 가끔 특별한 걸 먹고 싶을 때 인도 커리를 먹으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학은 저에게 새로운 공간이 되어주었습니다. 매번 갈 때마다 과자와 선생님들의 따스한 맞이, 상담이 필요하다면 상담, 또래 청년과의 만남의 장. 저는 글쓰기 모임 글다방을 거쳐 영화 모임 작은 영화관에서 모임을 즐겼습니다.

 

작은 영화관에서 저녁필름으로 이름이 바뀐 영화 모임에서는 2주에 한 번 일학 공간에 모여 저녁을 함께 먹고, 영화를 본 뒤 서로의 감상을 공유하는 청년 모임입니다.

저는 그곳에서 저의 생각이 타인을 상처입힐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배우지 못했다면 저는 저도 모르게 날 선 발언과 생각으로 타인을 쉽게 상처입히고, 그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겁니다.

 

생명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습니다. 지금의 제가 살아있다는 것이 단순 우연이 아닌 어떠한 것들의 희생 위에서, 누군가의 선의에 의해서임을 지금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학에 오기 전까지는 아주 오래 혼자였습니다.

그러니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또한 필연이었겠지요.

 

저녁필름에서 지금까지 2회의 영화 상영회를 했습니다. 성남아트센터의 한 곳을 대절하여 영화를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담을 했습니다.

상영회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 저녁필름 구성원이 쓴 한줄평으로 만든 엽서와 개인 제작한 영화 티켓을 배부하였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엽서의 일부와 영화 티켓 제작을 맡았고 받으신 분의 기쁜 표정을 보자 그동안 힘들었던 것도 잊고 저 또한 기뻐졌습니다.

 

일학에서는 저를 3개월 간 인턴생활을 하게 해 주셨습니다. 처음엔 저에게 무엇을 시켜야 할지, 저도 제가 무엇을 잘 할지 몰라 허둥대고, 일학 공간의 이사로 저와 어울리지 않는 육체 노동을 시키셨지만, 후반부의 그림 그리는 작업은 무척 재미있고 성취도도 높았습니다.

생계비의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 인턴 생활은 저에게 큰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동안 저는 막연하게 출근을 해야 직장인, 금전적인 안정이라 생각했고, 이전에도 출근을 하는 직업을 가져보긴 했지만 그 때는 육체 노동이 너무 힘들어서 출근 자체의 힘듬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인턴 생활 중 저는 육체 노동이 아닌, 앉아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근자체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의 직업에 대해 자세히 생각할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다른 분들과도 상담을 해봤습니다. 일학의 선생님들은 저를 훈련시키기 위해 출근을 시키셨으나 저의 병원 상담 선생님께서는 요새는 굳이 출근하지 않아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말을 받들어 저는 출근이 필요하지 않는 직업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인턴쉽 이전까지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인턴쉽의 마지막 달, 저는 일학에서 운영하는 카페 그런, 날의 제품 사진과 캐릭터 디자인 등을 맡았습니다. 저에게는 무척 즐거운 달이었는데요. 저는 사진을 찍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잘 하고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저의 사진과 그림 하나하나에 크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저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요새 일학에서는 은둔고립청년을 위한 프로그램 괜찮은 하루를 진행중입니다. 이 괜찮은 하루에 있는 메인 캐릭터는 저의 인턴쉽 마지막 달에 그린 캐릭터중 하나입니다.

 

본래 고래 캐릭터를 진행하려 했지만 비슷한 은둔고립지원프로그램의 캐릭터가 고래였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거북이로 바꾸었고 훨씬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괜찮은 하루는 매일 스스로가 정한 하나의 미션을 수행하고, 이것을 해냈을 때 보상으로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매일 12시 전에 잠들기를 설정했고,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해보려고 노력은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은유하는 것을 잘 찾아내는 편입니다. 이것은 저녁필름에서 알게 된 저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은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은 인턴쉽괜찮은 하루에 대한 메인 이미지를 정할 때 생각했던 거였습니다.

저의 재능이 가장 빛나는 순간에 일학이 있었습니다.

 

제가 빛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일하는학교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238

일하는학교 학생. 성남시 청년. 조석은 드림

 

[ 1편 보기: https://www.workingschool.net/408 ]

 

<잘 살아남았습니다> (청년이 된 학교밖청소년 이야기 #1)

저는 잘 살아남았습니다. 또 다음을 향하겠습니다. 일하는학교 이아진 (성남 학교밖청소년배움터) - 스무살의 어느날, 집을 나서며 할머니에게 물었다. "만약 내가 30살까지 이 모습 그대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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